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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아온 기적, 살아갈 기적/행복을 찾는 느리게 걷는 삶

임신 31주, 라라와 함께 아들 Sam을 만나고 오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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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임신31주차 로 접어드는 날로 정기 검진을 위해 여의도 성모병원을 다녀왔다.

라라와 나는 아직 '아들'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색하다. 심지어 둘 다 일상생활에서 전혀 임신상태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지내다 심한 태동을 느낄 때면 "오~ 뭔가가 있어" 라고 우리가 함께 만든 무언가가 뱃속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 소름끼치게 놀란다. 

그럴때 마다 뭔가는 묘~한 말로는 딱히 표현할 수 없고 평생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 드는데 직접 품고 있는 라라는 어떠할 지 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. 출산순간을 기록한 영상이나 다큐를 보더라도 출산 시 남편들이 어벙벙하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그 심정이 조금 이해가 된다. 정말이지 옆에서 무얼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. 그저 일으켜 세워 주고, 굽혀지지 않는 몸이라 옷을 입고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는 것을 도와 줄 뿐 대부분의 불편함과 육체적 고통을 온전히 와이프 스스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에 미안하다.

뒤뚱뒤뚱 걸으며 병원 초음파 실로 들어가는데 검사 준비를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정리하는데 10초면 될 일을 한~참이나 걸린다. 딱하다.

30에 들어서면서 부터 부쩍 늘어나는 라라의 몸무게와 커져만 가는 복부로인해 출산이 조금 더 임박했다는 심리적 공포와 변해가는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도 오지 않을까도 생각 해 본다. 다행히도 세상 최고의 긍정으로 무장한 낙천적주의 라라는 그저 우리 아들 Sam을 만날 시기가 점점 오고 있다고 기쁘다고 생각한다니 세상을 살아가는 그녀의 사고 방식에 다시 한번 또 배운다.

초음파를 하기 전에 따듯한 젤을 복부에 바르고 화면을 통해 Sam의 모습을 뚜렷하지는 않지만 얼핏 볼 수 있는데 확실히 이전보다 사람(?)이 되었고 포동포동 해 짐은 알아 볼 수 있었다. 그리고 초음파 보시는 선생님 말로는 엄청 활발히 태동을 하는 아이라 하시는데.. 라라와 나는 무지 무서웠다 ㅎㅎ 우리둘 모두 엄청난 활동량과 흥을 가지고 있기에 육아가 앞으로 어떨 지 상상만해도 공포스럽기 때문이다. 

그리고 담당 교수님과의 진료가 시작되고,, 아주 잘 크고 있고 초산이라 34주까지는 조심히 몸을 다루어야 하며 예정대로 1월2일에 나오면 딱 좋겠다 라고 하시는데,, 사실 와이프 라라의 생일이 1월2일이기에 정말 Sam이 그 날에 태어 난 다면 둘 중 하나는 생일 파티를 포기해야 한다. ㅎㅎ 마지막으로 순산 할 것 같다고 하시니 알 수 없는 기쁨과 함께 이제 정말 아빠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어깨가 심히 무거웠다 ㅎㅎ

몸무게도 대략 1.62kg로 평균 보다는 약간 작지만 정상 범주 내 라고하시니 그저 건강하게만 태어 나기를 바랄 뿐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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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4년전 나의 어머니 아버지도 이런 생각을 했을텐데,,, 그저 건강하게만 태어나라고 말이다.

헌데 막상 건강하게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, 부모들은 건망증이 생기는 건지 건강한 것은 기본이고 +@로 학벌과 직업, 안정적인 생활까지 요구한다. ㅎ 욕심이 끝이 없는게다.

나의 개인적인 선생님께 요즘 근황과 가족사를 이야기 드리면 하시는 말씀은 "죽었다~ 생각하고 무조건 열~~~씨미 살면 된다"는 말에 정말 "죽었다~~"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. 헌데 아이의 탄생에 대한 기쁨, 따듯한 가정환경 마련을 해야 한다는 두려운 감정이 모두 함께 드는 것이 아부지라는 타이틀의 무게 인것이 아닐까...

율리아나는 엄마 아빠로써 준비 된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고, 아이가 엄마라고 또 아빠라고 불러줌으써 비로소 엄마, 아빠가 되는 것이고 또 함께 엄마로 또 아빠로 또 아이는 아이대로의 역할들을 세상을 살아가면서 함께 배우게 된다고 한다. 모두가 그 역할에는 처음이니 말이다. 나는 슈퍼맨 아빠는 되지 못하더라도 함께 세상을 공부해 나가는 아빠라도 되길 그저 바래본다.

2주 뒤 또 진료가 있는데 좀 더 크고 포동포동 해 지길 ^^